제 052 회 복수 계획을 세우다
"예, 공격 일시를 1 월 15 일 밤 술시(戌時)로 정하였습니다. 그날은 보름달이 있어서 말타고 빨리 움직여서 멀리 포위하기에 용이합니다. 잡힌 날에 대해서 대형님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그날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는 5 일 응신제를 올리고 준비해서 7 일 밤에 제남을 출발해서 낙양에 도착하는 것은 말을 타고 달리면 7 일 걸려서 14 일 밤에 낙양 북쪽에 눈에 띄지않게 들어섭니다. 즉 시간계획이 빈틈없도록 한 것입니다."
"6 일 범인이 누구인지 정해지면 혹 누가 낙양에 전달할려고 해도 전달할 시간을 주지말아야 하니, 시간에 빈틈없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에 하나 사전 노출을 막아야 하지요. 그렇다면 공격점이 어디인지는 14 일 낙양에서 발표할 것입니다. 그 다음은 요?"
"14 일 밤부터 15 일 저녁까지 북쪽의 망산에 숨어서 휴식을 취하고, 유시(酉時)에 공격이 시작됩니다. 먼저 외곽 포위대로 준갈이부족 200 명이 말타고 출발합니다. 그리고 술시(戌時) 이전에 공격점을 멀찍이 포위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준갈이 족 200 명이 추가로 근접하여 2 차 포위를 하게 되며, 그 다음 제남에서 출발한 공격조 200 명과 참관조 청소년 들이 함께 공격점에 도착, 술시부터 공격을 시작합니다. 참관조 청소년 들은 말탈줄 아는 청소년들에 한해서 이번 전쟁에 참관하게 합니다."
"참관조 청소년들 역시 200 명 모두 태워서 데려갑시다. 말탈줄 모르면 안문관 늑대들 앞에 태워서라도 데려갑시다. 그들은 전쟁을 꼭 보아야 합니다. 그날 맑아서 보름달이 있을지 어떨지 하여튼 횃불도 넉넉하게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밤새 일을 진행해야하니까요. 제남에서는 갈 사람은 누구인가요?"
"역시 안문관에서 왔던 늑대들 중 200 명을 데려가야지요. 참관조 200 명과 함께... 공격은 먼저 외곽을 포위하고, 그 다음 공격점을 근접 포위하며, 적목단 50 명은 술시에 바로 장원의 정문으로 진입하여 투항을 종용하면서 제압해 나갑니다. 장원의 전원을 포로로 하도록 합니다. 아군의 피해도 가능한 없게, 적의 생명도 가능하면 피해없도록 합니다. 공격은 해시(亥時) 이전에 완료합니다. 그 다음에 장원을 수색하여 모든 재물 은자를 털어냅니다. 그 다음 주모납치 범인 행동대들을 색출하여 모두 처단한 후에... 나머지는 포로로 묶어둔 채로 조용히 철수 합니다."
"만일에 아군의 피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지요? 또 반항하는 적이 있어서 죽이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까요? 아니 처음부터 살펴봅시다. 제남에서 낙양까지는 이동하는 방법을 말해봅시다?"
"보급대 10 조를 운영합니다. 그래서 낙양까지 7 알 걸리므로 길목 6 곳에 중간 보급소를 설치하며, 북망산에 보급소 4 곳을 설치합니다. 여기에 회원 40 명이 마차 10 대를 가지고 미곡과 건초를 싣고 5 일 즉 본대 출발 2 일 전에 출발합니다. 이들은 첫 응신제에 참가하지 않고 다음 응신제에 참가할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본대의 사람과 말의 급식을 해결해야 하지요."
"좋아요. 그 공격점 장원이 강력하게 반발하면 어떻게 합니까? 지금 서쪽은 치안이 부족하여 장원들 마다 경비를 철저히 하고 있을 텐데... "
"저는 먼저 그들에게 모두 포위되어 있음을 알게하여,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입니다. 그 다음은 모두 불태워버리겠다고 겁박하여 항복을 권유할 것입니다. 필요하면 적들을 몇 사람 쯤 화살로 쏘아 죽이겠습니다."
"좋아요. 죽은 사람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것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시체는 아군과 적군 모두 마차에 싣고 철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차가 한 열 대 쯤 준비되어야 합니다. 장원에서 시체도 실어야 하고, 은자도 실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것도 값이 좀 나갈 것이면 실어야 하겠지요. 시체는 북망산의 화장터로 싣고 가서 즉시 불태우도록 합니다. 그러므로 화장터는 15 일 저녁에 이미 우리에게 점령되어서 석탄을 충분히 확보하고 불태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화장장에 있는 일꾼들은 모두 은자를 주어 2 일간 쉬게 해둬야 합니다."
"적들은 모두 몇 명이나 될까요?"
"장원의 크기가 경가장 정도라 가정하면, 아마도 시절이 어수선하므로 경비대가 총동원하여 지킬 것이라 보고 대충 200 에서 250 명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면 원거리 포위를 준갈이 족 백인대 4 개로 하고, 다시 장원 주위를 백인대 3 개로 근거리 포위하며, 적목단 이백오십 명을 전원 장원 제압에 투입하는 것이 좋겠군요."
"그럼 그렇게 하고요, 적이 반항을 심하게 하여 전투가 벌어지면 쌍방에 사상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하남부의 추관의 명령으로 왔으니 항복하라고 거짓말을 하면 어떨까요? 어쩌면 쉽게 항복할텐데...?"
"그것은 나중에 관명 사칭 죄로 걸리게 되어 골치아픈 뒷일을 남기게 됩니다. 몇 사람 쌍방에서 죽어도, 그것은 이익집단 간의 충돌로 처리되어 나중에 수습이 가능하지만, 관명 사칭은 죄가 큽니다."
"차라리 항복을 종용하여 말을 듣지 않으면 불화살을 먹여서 쏘는 것이 방법입니다. 그러면 항복할 것입니다. 불이나면 그들은 둥지를 잃은 쥐새끼가 되어 쥐구멍 밖으로 나올테니 포위한 사람들에게 화살로 모두 잡도록 하면 되지요."
"그러다가 화재가 크게 나면 곤란한데..."
"뭐 화재가 크게 나도 할 수 없지요."
"그럴 바엔 장원 포위조에게 모두 불화살을 준비시켜 처음부터 불화살로 포위를 알리고 여차하면 불로 태워버리겠다고 위협을 먼저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예, 그것이 좋군요. 그놈들이 항복한 이후에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계획이 필요합니다. 포로들을 감시하는 역할, 또 수색조를 정해서 장원 곳곳을 세밀하게 수색하여 혹시나 숨어 있는 넘들을 찾아내서 묶어야 합니다. 묶을 밧줄을 준비해야하고... 장원의 수뇌부를 데려다가 심문(審問)을 해야하는데 그 때에는 내가 심문을 할테니 조 부회수님이 입회하시고, 심문조도 열 명 정해주시고요. 장원에서 물건을 싣고 북망산 우리 보급소로 이송하는 것은 바로 하도록 하고요, 시체는 바로 화장터로 실어내가고 해야지요. 우리는 술시부터 해시까지 장원을 모두 수색하여 한 명도 빠져 나가지 않았음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비밀 탈출로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요. 해시부터 자시까지는 포로들 심문을 해야합니다. 자시부터 축시까지는 장원을 털어낸 것들을 마차에 싣고 일부 먼저 철수를 합니다. 축시부터 다시한번 장원을 뒤져서 가치있는 것들을 털어내고 인시(寅時)에 모두 철수하도록 하지요. 참 이 모든 것을 보고 기록할 서기도 데려가야 합니다."
"서기를 데려가다니... 이런 일도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요?"
"당연히 기록을 남겨야지요. 또 청소년들도 250 명 뒤에 따라붙어 모든 것을 지켜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항복하지 않으면 근접전이 벌어지고 그들 모두를 죽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 쪽도 상당한 피해를 보겠지만,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고, 그들이 일찍 항복하여 우리의 피해가 적을 수도 있습니다. 어쨋던 모두 포로가 되면, 항복을 했지만 저는 최종 철수하기 전 그들을 모두 죽이려 합니다. 그러니 그 시체들을 태울 준비도 잘해야 합니다."
"대형님, 공격점에 인명이 200 명 이상이라도 모두 죽입니까?"
"예, 한명도 살리지 않고 모두 죽입니다. 왜냐하면 잘못한 죄는 항복을 해도 없어지지 않으니 죽음으로 죄값을 치뤄야 합니다. 하지만 그놈들 전부를 죽이는 것도 당일 즉석에서 발표할 것이니 그 전까지는 비밀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복수가 목표인가요 아니면 물자획득이 목표인가요?"
"물론 복수가 목표지만, 우리가 지난 3 년간 낙양에서 얻지못한 8 만 량도 이번에 채워야지요. 게다가 이렇게 흑응회가 움직인 비용도 챙겨야지요. 그래서 한 이십만 량은 얻어야하지요."
"많은 사람이 죽으면 뒷말이 많을텐데요? 하남부 관아에서도 가만이 있을 수 없을 것이고..."
"그에 대한 대책은 제가 따로 준비를 하려 합니다."
"대형님도 공격조와 함께 가시는 건가요?"
"저는 6 일 범인을 확인한 다음 따로 먼저 출발해 갑니다만, 당일 현장에 가서 제가 바로바로 여러가지 지시를 할 것입니다. 준갈이용사들 40 명에게 낙양 인근 지형과 동서남북 여러 큰 장원의 위치를 잘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포위 작전에서 한 명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만일 근처 민가에서 사람들이 항의를 하거나 도망치려는 사람들이 있으면 준갈이 포위대에서 모두 죽여야 합니다. 이번 작전은 최종적으로 제가 6 일 밤에 거사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진행할 것으로 예정하여 준비를 철저히 해주셔야 합니다."
"대형님 이번 응신제가 이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그런 의미가 있었던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당일 복면을 합니다. 이번 전쟁에서는 말을 하는 사람은 조 부회수님과 저와 둘만 말하고 회원들은 모두 입을 열지 말아야 합니다. 손가락 하나를 들면 '예' 손가락 둘을 들면 '아니오'라고 손짓으로 대답하도록 부하들을 연습시켜야 합니다. 모두 수신호로 움직여야 합니다. 복면을 하여서 흑응회를 감추는 것이 더욱 유리합니다. 만성들이 모두 흑응회인 것을 알아버리면 꽤 곤란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시 낙양보호사업을 맡아야 하니까요. 알겠지요? 또 이번 전쟁이 정당하다는 근거가 필요한데, 이것은 제가 따로 손을 써서 전쟁의 당위성을 증거할 공격점의 비리자료를 관아에 제출하여 하남지부에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오늘이 24 일이니까 13 일 남았군요. 그 사이에 응신제가 있고... 준비할 것과 세밀히 살필 것이 많으니 조 부회수님 잘 짜 주시고요, 대장들 까지는 이번 전쟁을 알리고 작전계획에 참여시키고, 전쟁에 참가할 대장은 적목단에서 오신 대장 3 명을 골라서 명예회복을 하도록 하지요. 5 일 후 29 일에 다시 한번 회의를 하여 계획을 점검해 봅시다. 이번 일을 실패하면 어찌 될 것인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보밀(保密)이 첫째입니다. 회원들에게도 불필요한 소리가 나지않게 해야하겠지요..."
"5 일 후 계획을 다시 점검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회수부가 돌아간 후, 진원성은 한동안 자리에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공격점에 있는 사람들 250 명 중에서 주모 납치에 관련되어 처벌을 받아야할 사람들은 20 명에서 50 명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250 명에서 정상 절차에 따라 관련자들을 찾아낼려면 아마 한달 이상 걸려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 중 처벌받을 사람을 따로 고르는 것은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해도 죄없이 죽어야하는 그 사람들에 대해서 아무런 느낌도 없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진원성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석도총관 사부용의 시강에서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서하국(西?國)이 징기스칸에게 멸망당할 때에 신의가 없는 나라와 백성이라하여 왕족과 귀족과 백성들 까지도 모두 몽골군병들에게 말살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때에 혹시 자기 집안도 서하국 사람들의 후손이어서 몽골족들의 후손에게 큰 아버지 집과 함께 모두 죽게되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신의가 없는 것은 왕과 귀족들이 대부분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그것이 어찌 백성들이 책임져야할 문제이겠는가 하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서하 백성들은 위에서 결정하는대로 전쟁터에 끌려나가 시키는대로 싸우고 죽거나 다치고 또 적이라 정해주면 그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만들고 운이 좋으면 살아돌아온 그것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까지 신의없다는 이유로 말살시키는 일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하였으며,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 없었다.
그러나 주모납치의 복수를 포기한다면 모르지만, 복수를 하겠다면 공격점에 있는 그들 모두를 함께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만일에 그들 중 진짜 책임져야할 범인을 골라내려고 한다면 어느새 책임질 놈들은 다 빠져나가고, 아니 오히려 그들이 피해자가 되고 복수하려는 흑응회가 가해자가 되어 죽게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초승달 바다에서 만난 대영모님의 말도 생각이 났다. 복수하는 일은 무게가 백 근(= 60 킬로그람)이 나가는 큰 철필(鐵筆)로 복수(復讐)라는 글자를 쓰는 것이라고 하신 말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들 모두 한꺼번에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한 단체에 속하여 있어서 감당해야할 공동책임이라는 것이다. 진원성은 이 공동책임이란 한마디를 내일의 주역이 될 흑응회 청소년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참관조로 데려가서 전쟁의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만들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