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목단(제2부)

제 071 회 삼종(三宗)의 원조(元祖)

금박(金舶) 2016. 5. 12. 11:52


"조선국은 위기를 맞아, 단군은 신하들과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상의를 한 끝에 단군이 승천하는 일을 아주 폐하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사실 폐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입니다. 덩달아 천제 올리는 것도 형식적으로만 하게 되지요. 그리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도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처음 얼마간 즉 한 두 세대(1 세대 = 30 년)동안은 이런 단군의 뜻이 제법 먹혀들어 가지요. 그러나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될 수는 없고 하여 배신자와 반란이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


"조선국 역사서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39 세 단군 두흘(豆忽 즉위년 BC 545 년, 재위 36 년간)은 노자(老子 성은 이 李이며, 이름은 이 耳, 노자의 아버지는 한건이고, 그의 선조는 풍 사람이었다. 후에 함곡관, 내몽고를 걸쳐 아유타국에 이르러 백성들을 교화하였다.)에게 도덕경(道德經)을 지어바치라고 명을 내립니다. 그것은 단군이 승천할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땅에서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만을 목표로 할 것을 가르치는 내용으로 책을 짓도록 방침을 정해주고 책을 지어바치라 한 것입니다. 그러나 노자가 지은 도덕경 내용은 단군의 뜻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단군은 이미 천제를 올릴 능력이 없는데, 마치 그 능력이 있는 것처럼 신하와 만성들이 절대충성을 바칠 것을 전제로 책이 지어진 때문이었지요. 이래서는 단군이 생각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절대충성보다 절대양보로만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단군의 뜻에 맞지 않았거든요. 두흘 단군은 노자를 내치며, 노자는 조선국을 떠나게 됩니다."


"처음 듣는 내용이라 그런지 아직 무슨 뜻인줄 모르겠네요."


"예, 진랑은 그냥 한번, 전설이니까 하구서 들어두세요. 두흘단군의 뜻에 반대하는 일부 신하들이 또 있었지요. 그들은 이제 도술을 다섯 명이 익히고 네 명의 도술을 한 사람이 받아들여서 승천하는 방법을 만들어보자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결국 어디로 떠나서 두흘 단군 몰래 그것을 추진하게 됩니다. 두흘 단군이 죽고, 그 다음 40 세 단군 달음(達音, 즉위년 BC 509 년, 재위 18년)은 다시 신하 윤복지에게 도덕경을 지으라고 명합니다. 그리고 윤복지가 도덕경을 저술하여 단군께 바쳤습니다. 그 내용은 사람은 소우주이며, 모든 만성이 바로 하늘이며, 이 땅위에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만성들은 서로 존중하고 양보함으로써 지상천국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지요. 이 책은 단군 아니 왕이 해야할 일이 만성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만성들을 위해서 공적으로 해야할 일을 관리하고 봉사하는 그런 일만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난 모르겠는데, 부용이 알기 쉽게 말해주어요."


"예, 노자가 지은 도덕경은 하늘의 도가 무너졌으니 이제부터 도는 불변의 도가 아니라, 가변의 도임을 말합니다. 그러니 도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덕 역시 가변의 덕이 될 것이지요. 여기서 하늘의 도란 천제(天帝 = 상제)님에게서 힘이 나와서 천손에 의하여 만성들에게 덕이 전파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이제 그 도가 없어졌으니, 덕 또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덕이 되었다는 뜻이지요. 단군이 천손이었을 때에는 신하와 만성들이 저절로 단군에게 복종을 하였었는데, 이제 저절로 복종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니 단군이 강력한 권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절대권력을 갖은 단군 즉 황제나 왕이 어떻게 권력을 행사해야할까 하는 방법을 가르친 것입니다. 즉 왕은 이런 점에 주의해서 권력을 행사하기 바란다는 것이지요."


"난 잘 모르지만 그래도 노자의 그 책은 좋은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단군은 왜 물리쳤을까요?"


"윤복지는 단군의 뜻을 받들어서, 이제 천손이 천제를 올리고 승천을 하는 일이 폐하여졌으니, 단군 즉 황제나 왕이 절대권력을 포기하고, 작은 권력만을 행사하여, 공동의 일만을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책을 만들어 바칩니다. 노자는 큰 권력이 있어야 혼란이 평정될 것이며, 단지 큰 권력을 아주 조심해서 휘두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윤복지는 큰 권력이 오히려 만성들에게 해를 끼칠 수가 있으니 권력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는 말이지요. 두 책은 노자는 만성들이 어리석어서 큰 권력으로 다스려야만 한다는 것이며, 윤복지는 만성들이 바보인 것 같아도 사실 현명하여 권력으로 다스리지 않아도 스스로 다스려진다는 것입니다. 노자의 책은 아주 교묘하게 씌여있으므로 한번보면 윤복지의 책과 비슷하지만 두번 세번 읽어보면 정반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난 들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진랑이 알기 쉽게 정리하자면, 노자는 만성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산물을 해도, 사람의 욕심보다 항상 산물이 부족하므로 아귀다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왕이 강력하게 통치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윤복지는 만성들이 열심히 산물을 하면 모든 사람이 충분히 나눌 수 있을만큼 산물을 많이 할 수 있다, 그래서 만성들에게 서로 아끼고 양보하는 것을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진랑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이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열심히 산물을 하면 정말 아귀다툼 없이도 잘 살 수 있을까요?"


"난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어요. 난 그저 닥치면 닥치는 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나는 꼭 해야할 일이 많아서 쉴 수가 없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난쟁이가 될까봐 쉴 수가 없었고... 아무튼 내게는 너무 어려운 문제인것 같네요."


"단군의 신하들 중 다수가 윤복지의 도에 반대를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단군의 권력이 작아지면 그에 따라 신하들의 권력도 더 작아지기 때문이지요. 이로써 윤복지의 도는 단군에게는 인정을 받았지만 신하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책을 읽어보는 사람도 없어지고 결국 그 맥이 끊어집니다. 승천한 단군들이 하늘에서 이런 사실을 아시게 된다면 아마 한탄하실 것이지요."


"석도사부님, 노자와 윤복지의 도가 서로 대립한다는 것은 이해 하겠는데, 그게 중요한 일인가요? 무엇 때문에 그것이 중요하지요?"


"이것은 조선국의 단군으로 봐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환국이 처음 열렸을 때부터 선인(仙人)들이 바라는 바를 윤복지의 도로 나타낸 것인데,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정말 큰 문제인 것이지요. 단군의 뜻을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람은 하늘이다는 것입니다. 이말은 모든 사람은 각각 하늘이며, 서로 평등하고, 또 모두가 충분이 현명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지상천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이 맥이 끊어져 없어졌습니다. 그 대신 다른 생각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 지상천국을 만들 수 있다고요?"


"예, 노자의 도는 다시 세 종류로 나뉘어서 발전합니다. 하나는 공자(孔子)에게로 이어져서 유교가 됩니다. 노자는 젊은 공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주며, 공자는 열심히 공부하여 인(仁)과 의(義)를 중심으로 하는 왕도(王道)를 가르칩니다. 이것은 단군 즉 황제나 왕이 절대권력을 갖고 지배할 때에 어떻게 치국을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노자의 생각을 발전시킨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장자(莊子)에게로 이어져서 도교가 됩니다. 이것은 조선국의 도술을 공부하여 완성하면 신선이 될 수 있고, 승천하게 된다는 가르침으로 발전해갑니다. 그래서 선도(仙道)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그러나 진짜 승천한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었을지... 또 하나, 노자는 그 이후에 천축의 아유타 국으로 가서 왕자 싯달타고다마에게 도를 전하여 그로부터 천축국 식의 도교인 불교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노자는 이렇게 유불선 3 종(三宗)의 원조(元祖)가 되는 것이지요."


"노자로 부터 도교, 불교, 유교가 기인된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 종교(三敎) 모두 이 세상에 지상천국을 만들수 있다는 가르침은 아닙니다. 단군의 뜻은 이제 맥이 완전히 끊어졌지요."


"석도사부는 지상천국이 가능하리라 생각하는지요?"


"진랑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다른 책들을 많이 읽었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결론도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답을 얻기를 포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진랑을 만나서 죽음을 비켜서니 이것이 지상천국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지상천국을 믿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지상천국은 마음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흐음,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내가 알아들은 것이 제대로 알아들은 것인지 그것도 모르겠고요, 한 동안 생각을 해봐야 하겠습니다. 석도사부가 내게 큰 숙제를 내주었군요."


"진랑이 생각연습을 많이 하면, 그것이 바로 진짜 공부인 것입니다. 다시 조선국의 단군으로 돌아와서 시작합니다. 조선국에서 천제(天祭)는 계속 올립니다만, 더 이상 승천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천제에서 별다른 묘용이 사라졌으며, 형식적인 절차만 강조하는 의례(儀禮)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배신자와 반란 역시 끊이지 않았으며, 얼마 후 조선국은 멸망하게 됩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감추어진 역사를 말하는 것은 다음 종교시강에서 말할 유불선 3 교의 발원에 대해 알아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요." 


"삼종의 원조라..."


"마지막으로 단군의 뜻을 거슬려서, 다섯 명의 도술을 모아 천제를 올리고 승천하자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들은 마침내 그 방법을 만드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의 최초의 단군이름을 동명왕(東明王)이라 부르게 되며, 떨어져 나가서 부여국(扶餘國)을 세우게 됩니다. 부여국은 12 연방 중 피이부족과 쿠리부족이 모여서 된 국가여서 피이쿠리국인데, 한자로 부여국이라 적게 됩니다. 그리고 단군 조선이 망하여 없어지자, 조선의 도술을 이어받은 부족은 자기들 밖에 없으니 자기들이 조선의 정통 후계자라 자부합니다. 스스로 천손부족이라고 자칭하게 되지요. 그러나 부여국에서 이 방법을 시행하는 중에 곧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이 방법에는 알수 없는 결함이 있어서, 매번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할 때가 더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누가 희생자가 될 것이냐의 문제에서 분란이 일어나지요. 누가 희생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새로운 도술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어려웠지요. 그러므로 부여국은 추진하는 바가 순항하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국 이 모든 문제가 수명이 짧아져서 일어났구먼요." 


"그래서 부여국에서는 좀더 개선된 방법을 찾아 연구를 합니다. 그래서 아예 도술 속에 희생할 공부를 미리 넣도록 고칩니다. 즉 다섯 가지의 도술을 만들고 네 가지의 도술을 배우는 사람들은 나중에 자발적 희생을 해야만 되도록 만든 것이지요. 이렇게 하는 것까지 성공하였지만, 이 방법에는 알수 없는 결함이 더 많이 있으며, 부여국처럼 성공하지 못할 때가 더 많이 있다는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도 전혀 아무런 방법도 없는 것보다는 한결 나은 결과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단군조선국을 벗어나서 별도로 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오호, 끝내 포기하지 않고서 뭔가를 해내었군요. 그점은 아주 좋군요."


"이러는 중에 도술은 여러번 개선된 방법을 강구하며 변형이 됩니다만, 고주몽이라는 단군이 나와서 부여국에서 떨어져나와 나라를 세우며, 그 이름을 구리국이라 부르게 됩니다. 구리국은 피이쿠리국의 쿠리 부족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쿠리, 코려, 코리, 구려, 구리, 고리 등 모두 같은 말입니다. 그리고 단군의 성씨가 고씨(高氏)여서 고구리국이라고도 부르게 됩니다. 구리국은 자연히 5 부족으로 구성이 되며, 4 부족에게 이름부터 아예 노예부족이라 붙여집니다. 4 부족의 4 명이 희생하여, 한 사람의 단군을 만들게 하는 그런 체제가 성립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매번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30 년 도술을 배우고, 다섯이 모여서 시행을 하여 실패하면, 다시 30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니지요. 또 5 명이 모두 비밀을 유지하며 계속 협조를 한다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래도 쿠리부족은 단군이 되는 방법을 기어히 성공시켰다는 데에서 훌륭하다고 봅니다. 결함이 있다해도 전혀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쿠리부족은 시대가 지나면서 나중에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되며, 각기 성씨를 앞에 붙여서 고코리, 대쿠리, 왕구리, 몽고리 등으로 부릅니다. 하지만 단군이 되는 방법이 불완전하였기에 남은 문제는 계속 안고서 가게되지요. 여기에서 환국의 시대부터 년수를 짐작으로 헤아려봅니다. 천손들의 환국은 몇천 년이라 했으니 3천 년이라 해보지요. 또 환국을 이어받은 사람들의 환국도 몇천 년이라 했으니 3천 년이라 해보고요, 그 다음 티우샤루국도 몇천 년이라 했으니 3천 년이라 해보지요. 그러면 합이 9천 년입니다. 고구리국이 나타나기 전 9천 년 전부터 신화와 전설로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석도사부님, 지금 말하는 것은 고구려라는 나라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그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예, 진랑은 중원대륙의 동쪽을 지배하는 고구려와 중원대륙의 서쪽을 지배하는 진, 한나라의 두 이야기를 다 아는 것이 좋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백제국, 신라국, 왜국은 유래가 어찌되나요? 그 나라들도 유래가 있을텐데요?"


"그것은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동쪽 편의 부여국, 구려국이 세워지는 때가 서쪽 편의 진국, 한국이 세워지는 때와 비슷한 시기입니다. 중원대륙은 북서쪽 편은 남동쪽 편보다 지대가 높고, 춥고, 비도 적었습니다. 그러니 물산이 부족하고, 만성들도 부족하여 나라사정이 불안하였으며, 나라의 존속기간도 더 짧았습니다. 이미 말했듯이 북서쪽은 항상 남동쪽을 공격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중원대륙의 역사를 큰 안목으로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나라나 황제나 따지지말고, 전체적으로 크게 보자는 의미이군요?"


"예, 이런 큰 틀을 먼저 보아야 나라 별로 황제 별로 따지는 것이 쉽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진랑께서 큰 안목만 갖고 계시면 된다 생각합니다. 시대별로 나라별로 역사는 거의 중복된 것들이 많지요. 예컨데 영웅이 나타나 나라를 세웠다가 초기에 잘 다스려 나라가 전성기에 들어갔으나 점점 사치향락이 퍼져서 쇠약해지고 망하였다는 이런 식이지요."


"나라에도 생자필멸의 법칙이 맞다는 말이군요."


"또 하나는 조선의 단군의 뜻은 맥이 끊어졌으며, 단군의 뜻과 정반대인 노자의 도는 더욱 널리 퍼져서 도교와 불교와 유교로 발전되었다는 것입니다. 진랑 오늘 시강은 여기까지 합니다."


"석도사부님, 수고하셨습니다. 참 좋은 공부입니다. 또 내게 답하라는 문제는 내지않고 쭉쭉 빠르게 진행하니 좋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 좋겠군요."


"지금 내용은 태자시강에선 없는 내용이니 생각연습 없이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또 생각연습이 나올 것이니 기대하십시오. 그게 없으면 재미가 덜하지요. 이제 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