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일째가 되자 매옥은 낮에도 상당시간 잠을 자지 않아도 되었다. 이미 어느 정도 신체가 회복되었던 것이다. 다만 밤에 진원성의 방에서 땀을 흘리고 돌아오면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서 목욕을 하였다. 벌써 아궁이를 만들어 뜨거운 목욕물을 쓸 수 있게 만들어서 매옥은 아침마다 목욕을 하면서 이런 저런 여유마저 갖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흑돈에게 은전 1 푼(동전 백 문에 해당함)을 주고 제영반점에서 요리 두 가지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반 시진쯤이 지나자 요리가 왔고, 옛날에 제영반점에서 꼬마가 갖다주고, 동생 난정과 먹던 그 돼지고기 찜 요리 하나와 새우 튀김 요리 하나를 하녀를 불러서, 선이와 셋이서 나누어 먹었다. (동전 100 문은 흑돈의 승차비 두번 왕복 40 문과, 요리 두 가지에 각 20 문씩 40 문, 그리고 남는 것은 흑돈에게 주는 가례(加禮)라고 보면 될 것이었다. 당시에 반점은 뜨거운 요리를 오래 보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두터운 솜이나 털 주머니를 만들어서 요리를 싸주었다.) 양이 어른 4 명이 먹어도 남을 만한 양이었는데, 선이가 일 인분, 하녀가 일 인분 그리고 나머지는 매옥이 모두 먹었다. 처음에는 선이와 하녀는 사양하는듯 하다가 나중에는 거침없이 먹게 되었다. 정말 맛있는 요리였다.
그리고 그 후로도 열흘 동안 날마다 흑돈 한 사람은 요리 배달 심부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공으로 40 문씩 챙길 수 있는 재미도 보았으며, 선이와 하녀는 열흘 동안 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자 선이와 하녀는 이제 이 두가지 요리가 냄새도 맡기 싫어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세 번에 나누어 매옥 혼자서 요리를 거의 다 먹었다고 한다. 매옥은 이 두 가지 요리를 맛으로 먹은 것이 아니라, 몸을 보신하는 그런 이유로 먹었던 것이다.
칠 일 째가 되자, 매옥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다. 처음부터 옷을 모두 벗고, 진원성의 옷을 모두 벗긴 다음에 진원성의 위에 올라가서 가만히 있었다. 옥문으로는 이제 뜨겁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것이 들락날락 하며, 참 기분이 좋았다. 아래에서는 진원성이 거의 정신을 잃고,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있었다. 이제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돌아다니다가, 가끔씩 아주 가끔씩 아픈 자극을 주었지만, 이젠 그 아픔이 어떤 좋은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편안해졌다. 그러다가 매옥은 진원성의 중얼거리는 말을 듣게 되었다.
"난 소주로 가야 돼. 거기에 가야돼."
매옥은 호기심에 한번 질문을 던져보았다.
"소주에 가서 무엇을 할려고 그러니?"
"난 소주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항주로 가야 해."
"항주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난 항주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해녕으로 가야 해."
매옥은 소주와 항주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해녕이 어디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해녕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난 해녕으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영파로 가야 해."
"영파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난 영파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큰 배가 있는 그곳으로 가야 해."
"큰 배가 있는 그곳이 어디인데 그러니?"
"난 소주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항주로 가야 해."
"항주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난 소주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항주로 가야 해."
"항주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이런 방식으로 다시 한번 되풀이 되었다. 여기까지 였다. 매옥이 들을 수 있는 것은 진원성의 과거가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인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몇마디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진원성은 다시 뛰쳐나갔다.
그리고 다시 8 일 째 밤이 되었다. 매옥은 낮에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자기가 꼬마와 이성교합을 하였는지 어땠는지가 좀 불분명하였는지라, 옷을 모두 벗고, 진원성의 옷도 모두 벗기고, 진원성의 음경을 한번 만져보았다. 만져보니 예전에 어거지로 만지라고 하여 만지게 되었던 연귀의 음경보다는 형편없이 작은 것이 도저히 이성교합(異性交合)을 할 수 없을 크기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면서 조금 힘주어서 진원성의 음경을 만져보았다. 조그만 것이 조금 더 커졌으며, 힘이 좀 들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옥은 얼른 위로 올라가 진원성의 음경을 자기의 음문에 넣을려고 해보았다. 그러나 도저히 그것이 되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진원성과 자기 사이에서는 이성교합이 절대 없었음을 알게 되었다. 매옥은 참 다행이라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곧 기분이 바뀌었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듯 아쉬운 마음이 되었던 것이다. 이 때에 진원성이 물어보았다.
"누나 왜그래? 내 자지가 뭐가 이상해서 그러는 거야?"
"아니, 하두 작고 귀엽고 이뻐서 한번 만져봤어. 꼬마야 너 이젠 나를 누나라고 부르지 마라."
"왜, 그럼 뭐라 부를까?"
"뭐라 부를 지는 좀 생각해보기로 하고, 으음, 또 나는 널 꼬마라고 부르면 안되겠지. 회주라고 불러야 하겠구나."
"응 . 맘대로 해."
대화는 여기까지 였다. 매옥은 마음이 편해져서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앞으로 꼬마는 너의 자지의 이름이다. 나만 그 이름을 알고 있어야 하겠지.' 그리고 매옥은 이제는 습관처럼 진원성의 위에 편히 엎어졌다. 진원성의 고개를 옆으로 누이고 그 위에 얼굴을 포개어서 대고는 그만 잠이 들만큼 충분하게 편해졌던 것이다. 진원성은 열심히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잠이 든 매옥의 옥문에서는 음기가 빠져나와서 진원성의 옥경으로 들어가서 진원성의 음기와 섞여서 보음의 작용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극심한 고통으로 지낸 결혼 생활에서 매옥의 피폐한 정신은 결국 음한의 기를 온몸에 가득 채우게 되고, 다시 그 음기가 정신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을 하게되면서 몸과 마음 모두를 죽음 직전으로 몰고 갔었는데, 이제야 진원성을 만나 치료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매옥에게 해가 될뿐인 필요없는 음기는 진원성에게로 가서 진원성의 체구를 키워주는 재료가 되고, 진원성의 남는 양기는 매옥의 체내에 있는 사기(邪氣)를 불태워버리고, 심체에 있는 채찍 자국마저 모두 지워버렸다.
일반인들은 모르는 일이지만 육체의 상처는 반드시 심체에도 상처를 남기는 법이었으며, 육체의 상처는 치료된다고 하여도, 그와는 별도로 심체에 있는 상처 역시 어떤 치료의 과정을 겪어야함 또한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육체의 상처가 치료된 후 수 십 년이 지나도 심체의 상처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는 그런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이다.
채찍자국과 오른발의 절림은 뜨거운 양기가 일단 치료를 하였고, 이제서야 음기가 조절이 되는 치료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양기의 성질은 항상 빠르고 강하게 치고 나간다. 그러나 음기의 성질은 늦지만 주위의 모든 것을 천천히 수렴해가면서 부드럽게 그리고 세심하게 어루만지며 나아가는 것이다. 매옥은 잠이 깨어 눈을 떴다. 진원성은 아직도 눈을 감고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매옥은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들어보았다.
"난 영파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난 큰 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해."
매옥은 여기에서 큰 배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따라만 가야 하는 것이었다.
"큰 배가 있는 곳에 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니?"
"난 큰 배있는 곳으로 가서 석도로 가야해, 거기에서 난 무상도인을 만나야 해."
"무상도인을 만나서 무얼 하려고 하려고 그러니?"
"난 아린촌으로 가야해, 엉엉엉, 거기에서 난, 난 엄마를 만나야 해."
진원성은 꿈 속에서 울고 있었다. 꿈 속에서도 이미 엄마가 죽었음을 알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이로써 매옥은 어디인지는 모르나 진원성의 고향의 이름이 아린촌임을 알게 되었다. 새벽이 되자 진원성은 다시 뛰쳐 나갔다.
매옥은 이제 자기의 몸에서 일어난 일과 진행되고 있는 일을 자세하지는 않지만, 대충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기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자기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진원성은 아직도 반쯤은 잠든 상태인 채로 자기를 치료를 하고 있지만, 자기는 조금은 더 정신이 깬 채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옥은 이제 상당부분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고, 진원성이로 부터 어떤 뜨거운 기운이 나와서, 자기의 몸 속을 휘돌아다니며, 몸을 치료해주고, 가끔은 시원한 기운이 감돌아 지나가면 여름철 땀에 젖은 몸이 산들 바람을 맞아 선선함을 느끼듯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자 그런 효과는 점점 확실함이 드러났다.
그 실례로 우선 절었던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등 위에 난 채찍의 흉터가 많이 희미해졌고, 무엇보다도 채찍 맞았던 흉터에 무엇이 닿으면, 갑자기 엄청 아파오거나 하던 그런 증상이 없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것은 동경(銅鏡) 속에서 보는 자신의 모습이 시들은 매화처럼 보이던 것이 이제는 방금 피어난 매화처럼 보인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목욕하면서 보니, 다 쭈그러들었던 젖가슴과 팔다리 들도 이제 거의 제모양을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아직은 저 꼬마 아니 회주가 어린 탓에 뭐가 뭔지 도대체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 젖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좋아할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게다가 진원성과 온몸을 벗은 채로 몸을 맞대면, 기억하고 싶지 않았으나 과거에 있었던 연귀와의 일들이 생각났었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 비참해지고, 두려워지고, 지만승 악마를 저주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그 연귀가 생각이 나도 비참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저주를 하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즉 연귀 지만승에게서 완전히 해방이 된 것이었다. 열 닷새가 지나면서부터는 매옥은 낮에도 텅빈 진원성의 방에 들어가면서, 이제 무슨 핑계거리나 말할 거리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부부처럼 그렇게 출입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진원성은 그동안 억눌려왔던 음기가 어떤 원인으로 억눌러왔던 양기가 사라지고 공백이 오자, 갑자기 해방되어 음기가 진원성의 앞이마를 후려치게 되었고, 그로부터 체구가 점점 자라나서 그동안 못 자라난 것들이 점점 채워지는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참으로 적절한 때에 매옥이 나타나 진원성을 양기의 폭발위험에서부터 구제하여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진원성은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었다. 닷새가 지나자 양기의 억제로 죽은듯 있던 음기가 활동하여, 음기가 흘러야 하는 기맥들의 복구가 이루어지고, 열흘이 지나자 체구가 열세 살 짜리의 그것으로 확대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달 쯤이 지나자 진원성의 체구는 육체와 함께 모두 열세 살이 되었다. 그에 따라 호흡에서 이루어지는 기의 이동이 아래의 항문 근처(회음혈=會陰穴)와 위의 인중(人中, 은교혈=垠交穴 : 은자 한자가 없어 다른 글자로 대치함) 근처에서 어떤 작용이 이루어 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팽배하던 기가 그릇이 커짐에 따라 오히려 기가 줄어진듯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진원성은 다시한번 더 열심히 호흡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참고로 열세 살의 체구(=기의 그릇)는 일곱 살의 체구의 거의 열 배의 크기에 해당하며, 열세살의 체구가 다시 오십에서 백 배 커지면 열여덟이나 스물 나이의 성인 체구가 된다고 보면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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